DISH// - 猫
저녁노을이 타오르는 이 거리마다
삼켜져 버릴 듯한 오늘에
나는 너를 놓아버리고 말았어
내일이 불안해, 너무나도 싫어
그러니까 이런 나도 같이
삼켜버리자, 저녁노을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
내일은 질릴 정도로 다가와
자고 싶은 밤에 왠지 모르게 웃어버렸어
집으로 돌아가자
혼자서 돌아가자
어제의 일들은 전부 환상이라고 생각하자
너의 얼굴 따위 잊어버릴 테니까
바보 같겠지, 정말 그렇지
네가 사라져 버린 날들도
이 어쩔 수 없는 무기력함도
마음과 몸이 싸워서
미덥지 못한 나는 아무렇게나 뒹굴고
고양이가 되어버린 거구나, 너는
언젠가 불쑥 나타나 줘
그저 평범한 매일을 너의 색깔로 물들여줘
저녁노을이 타오르는 이 거리마다
삼켜져 버릴 듯한 오늘에
나는 너를 놓아버리고 말았어
너무나도 어린 우리들은 다시 처음부터
만나는 것은 가능한 걸까
그렇게 바란다 한들 불가능하다면 더는 틀렸어
집까지 가는 게 이렇게나 싫어
걷는 속도는
네가 곁에 있을 때 그대로
추억을 되새겨도
얽매이는 한숨뿐
바보 취급해, 마음껏 비웃어
네가 사라져 버린 날들은
웃길 정도로 따분해
온 힘을 다해 잊으려 해도
온몸으로 너를 찾게 돼
고양이가 되어버린 거구나 너는
언젠가 다시 그 목소리를 들려줘
모순투성이에 엉망진창인 나를
위로해주길 바라
네가 사라져 버린 날들도
이 어쩔 수 없는 무기력함도
마음과 몸이 싸워서
미덥지 못한 나는 아무렇게나 뒹굴고
고양이가 되어버린 거구나, 너는
언젠가 불쑥 나타나 줘
그저 평범한 매일을 너의 색깔로 물들여줘
만일 네가 버려진 고양이라면
이 품속에서 끌어안아줄게
상처가 있다면 치료해주고
있는 힘껏 따듯하게 해 줄게
보고 싶어
잊을 수가 없어
고양이라도 돼서 나타나 줬으면 해
언젠가 네가 불쑥 나타나 준다면
나는 다시 행복해질 거야